구암 전원마을 집중호우에 토사 ‘와르르’

인근 주택 ‘물벼락’…전형적인 ‘人災’
안전시설 없어 자칫 대형사고 부를 뻔

공태현 기자 | 기사입력 2017/08/29 [17:56]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구암 전원마을 집중호우에 토사 ‘와르르’

인근 주택 ‘물벼락’…전형적인 ‘人災’
안전시설 없어 자칫 대형사고 부를 뻔

공태현 기자 | 입력 : 2017/08/29 [17:56]

▲ 지난 25일 구암 전원마을 모습.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전원마을 조성지에서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 화순매일신문

“새벽에 굴삭기를 불러 물길을 돌려 그나마 다행이에요”

지난 25일 내린 집중호우로 동면 구암리 전원주택단지 개발지 토사와 물이 인근 주택으로 쏟아지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특히 이날 호우로 이곳 주택 안방까지 물이 들어차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전원주택 조정지 인근에 거주하는 A씨는 “새벽에 장대비가 쏟아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흙탕물이 집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에요. 어떻게 해야 할지 일단 아시는 분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분이 굴삭기로 물길을 돌려 참변을 피할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전원주택단지 조성지에서 토사와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 지난 25일 집중호우 때 구암 전원마을 인근 주택 안방까지 흙탕물이 들어차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 화순매일신문

이곳 전원마을 조성지에서 토사와 흙탕물이 주택으로 쏟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씨는 “지난 초여름 호우 때도 흙탕물과 토사가 흘러내려와 애를 태우다 관련기관과 공사업자에게 안전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토사나 집중호우에 등에 대비한 안전대책을 공사 업자와 관련기관에 꾸준히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토사 유출을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최소한의 피해나 예방으로 막을 수 있었는데도 아무런 예방조치를 마련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곳 전원마을은 마을 위쪽 산 중턱 과수원을 깎아 조성하고 있다. 산 중턱 과수원을 밀고 전원마을을 조성하면서 빼곡하던 나무는 사라지고 시뻘건 속살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기존 마을 바로 위쪽에 전원마을을 조성하면서도 집중호우 등 천재지변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어 재난‧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토사 유출도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중호우가 아닌 적은 양의 비에도 자꾸 토사가 흘러내려와 안정장치 마련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일기예보 등에 장마와 집중호우가 예고되는 시점에도 토사 유출을 최소화하는 안전 덮게나 배수로 설치 등의 기본적인 조치도 찾아 볼 수 없었다는게 주변 마을 주민들의 지적이다.

A씨는 “이곳에서 거주한 지 9년여가 됐지만 물난리는 처음이다”고 관련기관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난했다. 전원마을단지가 조성되기 전엔 이번처럼 큰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밀려든 적이 없다는 것이다.

▲     © 화순매일신문

실제로 집중호우가 그친 뒤 3일여가 29일 이곳 전원마을은 수마가 핥퀴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전원마을 조성지 곳곳이 움푹 파이면서 물길이 나는 등 쓸려 내려간 흔적이 뚜렷했다.

특히 전원마을이 기존 마을 위쪽 산허리에 조성중인데도 토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화순군의 미온적인 지도‧감독에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을 위쪽 산 중턱을 깎아 전원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자칫 재난재해 등으로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데도 주민안전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토사 등이 쏟아져 주민 피해로 이어진 뒤에야 전원마을 조성사업자에게 ‘우수계획 수립’ 등을 요구하는 등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이곳 전원마을 개발 규모가 3만㎡에 달하지 않아 사전 재해영향평가 등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개발면적이 3만㎡에 미치지 못해 재해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곳 전원마을 개발 규모는 7,915㎡이다.

특히 화순군관계자는 “전원마을 개발 과정에서 민원이 많아 현장 지도를 펼쳤다”며 “현재는 우수 계획 수립 등을 사업자에 요구한 상태다”고 밝혔다.

▲     © 화순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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