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개미, 내 모든 행복의 원천이죠”

김관철 작가, ‘개미로 보는 인생사’ 목공예展 눈길
10일까지 군민회관서…국화향연 또 하나의 볼거리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9/11/06 [15:48]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나무와 개미, 내 모든 행복의 원천이죠”

김관철 작가, ‘개미로 보는 인생사’ 목공예展 눈길
10일까지 군민회관서…국화향연 또 하나의 볼거리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9/11/06 [15:48]

▲     © 화순매일신문


개미 작가 김관철
(56) 씨가 국화향연이 열리는 화순군민회관에서 개미로 보는 인생사를 주제로 목공예 전시회를 열고 있다.

 

특히 관람객들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색다른 전시회에 하나같이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손톱크기 만한 크기의 나무에 개미의 눈, 더듬이 관절 등으로 한 마리 한 마리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회 작품들은 개미를 통해 우리의 인생사를 담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꽹과리 징··장구, 태평소 등을 연주하는 베짱이 농악대’, 탄생부터 죽음을 그린 생로병사작품엔 수백 마리의 개미가 등장한다.

 

개미들이 상여를 메고 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과 죽음 애환을 표현한 상여도 눈길을 끈다. 특히 작가는 이 작품에선 상여 위에 나비를 표현해 우리의 삶이 죽음이 아닌 환생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김 작가는 정밀 조각으로 독보적인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흑단이나 박달나무 등 단단한 나무를 사용해 개미 다리의 관절 마디와 더듬이, 움직임까지 조각으로 생명을 불어 넣었다. 실물에 가까운 크기여서 마치 살아있는 듯 정교하다. 14개월에 걸쳐 만추라는 대작을 완성해 주목받기도 했다.

 

5일 전시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이렇게 작고 세밀한 개미를 보며 먼저 놀랐고 소품 정도가 아니라 수백 마리의 개미가 등장하는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세밀한 조각에 이야기를 담고 있어 개미의 숨결과 표정이 느껴진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작품 속 개미들의 몸짓과 표정을 들여다보면, 인간사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전해진다. 김 작가는 개미를 통해 세상의 소소한 모습을 담아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귀하고 단단한 흑단·대추나무·호두나무를 소재로 만든 지구본, 지구본을 품듯 감싸고 있는 하트 모양의 소품, 각양각색의 개미가 어우러진 세계 속의 화순은 지구촌 화합의 한마당을 화순에서 펼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개미는 무려 219마리다. 2019년을 상징한다. 사랑의 하트에 줄을 이어 지구본을 219마리 개미가 당기는 모습은 화순 국화향연 관람객을 환영하는 동시에 전 세계가 화순을 주목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 화순매일신문


개미 매력에 빠져 30년 작품 활동나무와 개미는 삶의 활력

김 작가는 작품 천년의 숲 공연-전국 노래자랑 화순편으로 2007전라남도 숲 가꾸기 산물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뒤 3년 연속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지고 있다.

 

개미와 인연은 28년 전쯤 한 잡지에서 본 일본 작가의 개미 작품이 계기가 됐다.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니 몸통만 나무로 만들고 더듬이와 다리는 철사였다. 더 정밀하게, 더듬이와 다리도 나무를 깎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때부터 우리네 삶을 닮은 개미를 빚어 왔다. 지금은 개미뿐 아니라 무당벌레, 딱정벌레, 쇠똥구리, 사마귀 등 다른 곤충의 세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김 작가는 모후산 자락 유마사 인근에 자리 잡은 화순군 목재문화체험장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원목 소품 가구 만들기 프로그램 등 목공예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왜 이렇게 힘들게 개미작품을 조각하는데 판매하지 않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네 인생과 닮은 작은 생명체의 움직임을 보면 삶의 활력이 넘쳐요. 나무와 개미는 내 모든 행복의 원천입니다. 그래서 개미 작품을 절대 팔지 않습니다. 행복을 팔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작품을 팔면 구매자만 볼 수 있지만, 내가 갖고 있다 전시회를 하면 여러 사람이 함께 보며 기쁨을 나눌 수 있습니다. 돈과 바꿀 수 없는 이유죠

 

3cm가량 되는 개미 한 마리를 만드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릴 때도 있는 고된 작업이지만, 오늘도 그는 개미를 깎는다.

 

김 작가의 공예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국화향연과 함께 계속된다.

 

▲     © 화순매일신문

 

광고
이동
메인사진
포토뉴스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상고대 ‘활짝’
이전
1/36
다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