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수인지? 공사판인지?

삼지재 보수 공사 과정서 편액(扁額) 다수 ‘훼손’
문화재 관리 부서 아닌 건설 부서서 공사 감독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20/06/25 [08:35]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문화재 보수인지? 공사판인지?

삼지재 보수 공사 과정서 편액(扁額) 다수 ‘훼손’
문화재 관리 부서 아닌 건설 부서서 공사 감독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20/06/25 [08:35]

 

▲ 사진제공 양재혁.  © 화순매일신문


화순군의 문화재 보수가
공사를 위한 공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 문화재는 보수 공사과정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료가 훼손되면서 관리·감독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건물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도곡 삼지재(三芝齋) 편액(扁額) 다수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된데다 추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화순군은 고인돌권역종합정비사업 일환으로 농어촌 공사에 위·수탁을 맡겨 삼지재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화순군은 지난 2003년 삼지재를 향토문화유산 15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 삼지재 보수 공사 과정에서 떼어낸 편액이 화장실에 보관된 모습. 사진제공 양재혁.  © 화순매일신문


문제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건물의 문과 처마 사이에 시문 등을 새겨 붙인 편액 일부가 쪼개지거나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다
. 이뿐 아니라 떼어낸 편액도 화장실에 보관하거나 건축 자재 더미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추가 훼손이나 도난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편액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거나 관리되면서 문화재에 대한 인식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는 것.

 

이곳 삼지재엔 20여개의 편액이 빼곡히 현액돼 있는데 공사 과정에서 다수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편액은 몇 조각이 나거나 보호 장치 없이 회벽을 바르면서 편액이 훼손된 것도 눈에 띈다. 이곳 편액엔 삼지재를 세웠던 배경뿐 아니라 이곳에 들렸던 선비들의 사연, 주변 경치, 소망 등을 담은 글귀가 담겨있어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문화재를 보수하면서 문화재 관리 전문 부서가 아닌 건설 부서에서 농어촌 공사 위수탁을 통해 추진하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문화재의 유지 보수는 전문가의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거쳐 진행해야 하는데도 비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졌기 때문이다.

 

화순군관계자는 공사과정에서 편액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훼손 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현재 훼손된 편액 등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지재엔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오가면서 시대를 논했던 장소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곳 삼지재를 조선시대 대표 인문학 살롱으로 칭할 정도이다.

 

삼지재는 조선시대 서당으로 학포 양팽손 선생 후손들이 건립해 운영했다. 특히 이곳에선 삼지재 서계(三芝齋書契)를 조직해 월곡 의숙을 개설했는데 이는 도곡 중앙초등학교의 전신으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 사진제공 양재혁.  © 화순매일신문

▲ 사진제공 양재혁.  © 화순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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