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인구 감소, 청년 정책 이대로 좋은가

주민등록인구보다 생활인구 훨씬 중요
출생 인구 증가 핵심계층 정책 ‘미흡’
“인구 감소 숙명 아닌 기회로 삼아야”

김재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12/20 [08: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순군 인구 감소, 청년 정책 이대로 좋은가

주민등록인구보다 생활인구 훨씬 중요
출생 인구 증가 핵심계층 정책 ‘미흡’
“인구 감소 숙명 아닌 기회로 삼아야”

김재근 객원기자 | 입력 : 2022/12/20 [08:01]

  © 화순매일신문


지난 16일 화순군청
4층 대회의실에서 군민행복 아카데미‘ 특강이 열렸다. 올해 마지막 강좌다. 화순군이 주최하고 국립목포대학교 평생대학원이 주관했다. 군민의 문화 욕구 충족과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답게 열기로 가득했다.

 

마지막 강좌는 조영태 서울대학교 교수가 인구학적 상상력으로 기획하는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조 교수는 과거의 인구가 오늘을, 오늘의 인구는 미래를 만든다. 정해진 미래이다. 알면 불안하지 않다. 기회일 수도 있다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인구학적 관점에서 소개했다.

 

조영태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가 줄고 있다고 강조하며 신생아가 1972년엔 95만 명을 기점으로 1994년은 72만 명, 2005년은 44만 명이 태어났다지난해엔 2021년에는 26만 명으로 49년 만에 출산인구가 1/4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30년 후엔 신생아는 14만 명이 태어날 것으로 내다보인다가임기 여성 14만 명이 1인당 1명 출생을 가정한 수치이다고 그나마 낙관적인 예측을 내놨다. 2050년부터 매년 제주도 인구가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 교수는 인구로 정해진, 바꿀 수 없는 미래는 스스로 기획하고 실현해 가는 능력을 요구한다상상력을 통한 관념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상력을 키우는 방법은 많다. 독서 드라마 영화 여행 등 다양하다미래의 인재는 스스로 생각하며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융합(融合)적인 지식을 갖춘 자이다고 강조했다.

 

화순군도 인구 감소라는 큰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화순에 맞는 관념(觀念)의 자유가 필요한 때이다. 2021년생 26만 명은 30년 뒤 어디에서 살까. 서울이다. 지방에서 살게 될 확률은 대단히 낮다. 부모 세대인 1994년생 49%(42만 명)가 수도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26만 명 중 70%18만 명은 수도권에 보금자리를 잡고, 8만 명 여러 지방에 나누어 살게 될 것이다. ’벚꽃 엔딩이다.

 

  © 화순매일신문


화순군은 지난해 191명이 출생했고 634명이 사망했다. 200179,000명이 202162,000명으로 줄었다. 가임기 여성 수(25~39)1,200명에서 500명으로 급감했다.

 

인구 개념이 바뀌고 있다. 주민등록인구보다 생활인구가 훨씬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도록 인구 활력 증진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조성됐다. 매년 1조 원씩 10년간 지원한다. 강원도 양양군은 서핑하기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양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젊어지고 있다. 기금을 2년간 2465억 원 지원받았다. 청년층을 위한 관련 시설에 투자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화순군도 내년에 130억 원의 교부금을 받는다고 했다.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10년은 순식간이다. 미래를 위한 준비는 내일이면 늦다. 화순군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강의 시작에 앞서 연단에 선 구복규 군수는 화순군 행정의 성과와 내년도 정책을 설명에서 인구정책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구 군수는 이서면 적벽과 이양면 홍수 조절지 관리권 이양 등을 소개하며 적벽은 입장료를 받는 상시 개방과 홍수조절지 40만 평에 파크골프장 조성뿐 아니라 연꽃을 심고, 갈대밭을 조성, 메밀밭을 가꿀 계획이다고 청사진을 내놨다. 이어 남산의 국화축제를 고인돌공원으로 옮겨 규모를 확대할 것이다현재 유채를 심은 상태다. 사계절 꽃 피는 고장이 될 것이다. 머물다 가는 화순 건설이 목표다고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청년정책도 이렇게 제시했다. “많은 것을 준비했다. 우선 부영주택과 MOU를 체결했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1년에 100명씩 11만 원 아파트 공급과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고, 푸드트럭 제작비와 비닐하우스 설치비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

 

이 정책을 화순이 상상해 만들어 낸 관념의 자유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설득력은 다소 떨어진다.

 

고인돌공원을 도깨비방망이로 상상한 건 아닌지 궁금하다. 국화축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남산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근거로 사계절 꽃동산을 꼽았다. 현재 유채꽃을 심었다고 한다. 이미 대한민국은 봄만 되면 노랗다. 가까이 나주 유채꽃은 저만큼 앞서 달리고 있다. 주변의 볼거리, 먹을거리도 경쟁력이 더 크다. 연꽃단지 10만 평 조성계획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함양군 상림 앞뜰을 가득 채웠던 연꽃도 벌써 시들었다.

 

청년정책만 해도 그렇다. 전국에 푸드트럭은 넘쳐난다.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는 정책이다. 비닐하우스 시설 지원은 청년만의, 화순만의 독점(獨占)도 아니다. 출생인구 증가의 핵심은 20대 여성이다. 전라도 인구 정책의 문제는 딸을 밀어낸다는 데 있다. 광주광역시를 보자. 복합쇼핑몰 하나 없다. 여성에게 좋은 직장은 죄다 수도권에 있다. 서울에는 없는 것, 광주에서도 주지 않는 것을 갖추었을 때라야 딸들은 돌아온다.

 

상상력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해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이라 했다. 인구 감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는지 의심스럽다. 상상력의 부재다. 아직은 많이 빈약(貧弱)하다.

 

인구의 변화는 해가 뜨고 지는 것과 같아서 그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인구로 정해진 미래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숙명이 아닌 기회로 여기고 상상력을 발휘해 관념의 자유를 실현해보자. 진지하게.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진다.

 

정해진 미래 보이는 미래, 화순(和順)은 아직 한밤중이다. 희망찬 해맞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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