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표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리운 남부 지방을 느낄 수 있는 ‘한국 민속촌’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방방곡곡 | 기사입력 2023/05/17 [08: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느낌표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리운 남부 지방을 느낄 수 있는 ‘한국 민속촌’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방방곡곡 | 입력 : 2023/05/17 [08:01]

날마다 여행을 떠나려 애쓴다. 책은 부족한 나를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비춘다. 거울이라고 보면 된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 책을 통해 공감의 폭이 넓어진다. 독서는 방구석에서도 여행지로 떠날 수 있게 한다.

 

작가 김경집은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요,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도 했습니다.

<쓰려고 읽습니다>를 쓴 이정훈 작가도 인용했다.

 

늘 앉아서 하는 여행만 떠났더니 좀 더 다른 세상을 느끼고 싶었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싶어 여행을 계획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함께 애써준 가족들과 낯선 곳으로 떠났다.

 

옛 조상들의 삶을 엿볼 수 있고 그 속에서 슬기로움까지 담을 수 있는 한국민속촌이다. 이틀째 되던 날, 온종일 그곳에서 머물렀다. ‘다른 곳도 가면 좋으련만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면적이 넓어 미처 살펴보지 못한 곳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경기도에 위치해 중부지방 민가만 있을 줄 알았다. 생각과는 달랐다. 한국민속촌 민속 마을은 각 지방의 실물 가옥 270여 채를 복원해 조성한 조선 시대 촌락이다. 남부지방 농가, 소농가, 민가, 대가, 중농가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 남부지방 민가에서     ©화순매일신문

안채와 바깥채가 일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규모는 남부지방의 중농가에 속한다.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 : 농업이 모든 것의 근본)이라고 쓰여 있으며 옛 조상들은 풍년과 안녕을 기원했다. 이곳에서 잠시 화순의 태평을 한마음으로 염원해본다.

 

  © 화순매일신문


완향루(翫香樓)향기를 즐기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판소리 소리꾼과 고수가 한가락 소리를 시원하게 뽑아낼 듯하다. 눈앞에 아른거린다.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드라마에서도 자주 보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작은 연못을 내려다보며 잠시 물멍하기 좋은 곳이다.

 

▲ 전통민속관에서 – 전시물 : 장 담그기  © 화순매일신문


남부지방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바로 장 담그기문화다. 콩을 재료로 하여 발효시켜 만든 음식으로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이 있다. 예전보다는 많이 간소화되고 명맥이 조금씩 짧아지고 있어 아쉬움을 더한다. 주로 가을에 시작한다. 메주와 소금물로 장을 담근 다음 고추와 숯을 넣어 맛을 지켜낸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메주는 으깨 된장이 되고 나머지는 간장이 된다.

 

여행은 촉박했던 삶에 여유를 선물로 주고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더운 날씨였지만 울창하게 번성한 나무 그늘을 거닐면서 마음이 정화됨을 느꼈다. 간간이 뺨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오랜만의 여유를 선물로 가져다주었다. 막혔던 가슴마저 뻥 뚫리며 걸음걸음을 옮겼다. 독서와 여행을 한꺼번에 다 한 셈이다.

 

12일간의 여행에서 그동안 살던 땅, 화순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농사, 판소리, 장 담그기. 이 세 가지를 통해 남부지방의 넉넉하고 풍부한 인심과 예술성이 떠올랐다. 오는 길에 표지판 속 두 글자인 화순이 반겨주었다. 온 가족이 환호하며 집까지 왔다.

 

쉼표가 없는 인생에서 느낌표를 찾고 싶다면 잠시 남부지방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는지.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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