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다운 의회를 기대한다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20/07/10 [07: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의회다운 의회를 기대한다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20/07/10 [07:01]

8대 화순군의회 후반기 첫 임시회(241)가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열리면서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올해 주요업무 상반기 추진실적 및 하반기 계획 청취와 올해 행정사무감사 시기 및 기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후반기 첫 임시회인 만큼 군의원들이 의욕적으로 첫발을 뗄지 아니면 전반기처럼 유야무야식으로 존재감 없는 의정활동을 선보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전반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겠지만 의회와 의원의 존재감이 희미했다는게 주민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선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되짚는 기회가 됐다는 혹평도 적잖다.

 

8대 의회는 전반기 출발부터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군의원 10명 전원이 같은당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화순군의회가 문을 열고 같은 당으로만 짜여진 것은 8대 의회가 최초다. 기초의원 공천이 시작된 5대부터 7대까지 민주당이 군의회 다수의석을 차지했지만 이번처럼 전체가 같은색은 처음이어서 출발 때부터 정치적 다양성이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집행부와 의회가 같은 색으로 통일되면서 각종 현안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 군 발전에 희망을 거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

 

집행부 입장에선 까칠함이 사라진 의회에 만족감을 표할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시선엔 의회가 왜 필요하냐는 볼멘소리는 의원들이 곱씹어 봐야 할 부문이다. 이뿐 아니라 일각에선 일부 의원들의 행태를 빗대 의원인지 군청 정무직인지 헷갈린다는 비아냥거림은 의회가 주민들의 정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각종 사업 추진 때 의회 논의나 예산 심사과정 보면 의원들의 왕성한 호기심(?)과 의문을 품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이 의회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린 데다 반복되는 의원들의 느슨한 모습이 주민들의 시선엔 무기력하게 비춰진 것으로 보인다. 특정 현안사업과 장·단기 예산낭비나 주민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은 사업 추진이 더디더라도 치열하게 논의해 불확실성을 줄여 나가는 것이 의회와 의원의 역할이다. 의원도 지역사회 구성원이여서 집행부를 상대하기가 때론 껄끄럽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주민의 대표이고 주민의 표를 받아 당선된 의원들의 맨 앞엔 주민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집행부가 발의해야 할 조례나 조례 개정안이 의원들이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게 눈에 띄는 것은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집행부가 발의해야 할 조례를 의원들이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의원 발의는 집행부 발의 때보다 행정절차가 간소해지면서 공론화 과정이 생략될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의회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는 의원들의 시선이 주민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의원들이 주민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집행부의 의중을 살피는 데 더 노력하는 것으로 비쳤진다는 얘기다.

 

후반기 첫발을 떼는 이번 임시회부터 의회다운 의원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주민들이 기대하는 의회와 의원은 의회다운 의원다운 모습일 뿐이다. 주민들에게 우리 동네 의원이라는 뿌듯함을 내가 뽑은 의원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의원상을 후반기엔 보여줬으면 한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고 더 나아가 대안을 제시해 의회와 집행부가 건전한 긴장 관계에서 상생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의회의 모습을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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