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몰락’ 완충지대 없는 ‘화순’

공태현기자 | 기사입력 2013/08/08 [17:12]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시민사회단체 ‘몰락’ 완충지대 없는 ‘화순’

공태현기자 | 입력 : 2013/08/08 [17:12]

수 년 사이 화순에서 사라진 게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다.

시민사회단체가 현재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십 개에 달하는 시민사회단체가 현존하고 있다.

한때 시민단체 활동을 한 인사들은 왜 시민단체가 명맥도 유지하지 못하고 몰락했냐는 물음에 시민단체에 동조는 하지만 나서는 것은 싫어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역의 협소한 인간관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시민단체는 이익단체로 사회단체는 관변단체화 되고 있다고 까지 쓴 소리를 내뱉었다. 성숙한 기부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면서 시민사회단체는 존립을 위해 각종 보조금에 고개를 돌리면서 관의 눈치를 본다는 쓴 소리다.

화순을 기반으로 한 시민사회단체는 수십 개에 달한다.

한때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화순발전연구회는 군수를 배출한 뒤 사그라졌다. 최근 간판을 다시 세웠지만 내놓을 만한 활동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진 못했다.

전국적인 망을 가지고 있는 화순 YMCA도 수년 전 군의정지기단을 꾸려 올바른 시민단체상을 정립해 나가는 듯 했지만 최근엔 근황조차 알 수 없을 정도다.

이밖에도 화순군정지기단’ ‘의정지기단’ ‘참여하는 화순인’ ‘열린화순인등 무수한 시민단체가 고개를 내밀었지만 지금은 껍데기뿐이다. 선거 때가 다가오면 일회성 단체들이 튀어나오지만 그때뿐이다. 화순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모습이다.

시민사회단체의 필요성은 권력·언론 감시 및 주민들의 권리획득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슈와 논란이 생산됐을 때 진실을 요구하는 여론결집부터 중재 등의 자리를 마련하는 완충 역할까지 다양하다.

최근 가축분뇨자원화시설만을 놓고 봤을 때도 조율과 중재에 나서거나 진실을 요구하는 어떤 목소리도 없다. 나서는 단체도 사람도 없다. 여기엔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행정기관은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에 힘을 쏟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내일이 아니니까 못 본 체 하고 침묵하고 나서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화순의 분열양상엔 손가락질을 한다.

이런 첨예한 갈등이 평행선을 이룰 때 중립지대의 시민사회단체가 중재에 나서고 완충 역할을 했다면 반대위와 사업자간의 사생결단식 대립은 피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민사회단체가 창립되고 몇 걸음을 걷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것이 주민들의 참여의식 결여와 시민사회단체의 정치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권력의 시민사회단체의 임원진 회유부터 목소리를 내면 저 단체는 누구편이야 하는식의 편 가르기도 건전한 시민사회단체를 억압하는 원인이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 회장을 역임한 인사들에게서 나오는 목소리 중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회장하면서 얼마를 썼다는 등의 얘기다. 회장이 사비를 털어 운영하다 결국 손을 든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시민사회단체의 존립을 흔드는 주요 요인은 건전한 비평·비판과 비난·비방을 구별 못하는데서 오는 화순만의 저급한 문화(?)’ 때문일 것이다.

무조건 좋은게 좋다는 식의 논리로 건전한 비판과 비평마저도 화순의 화합을 저해하는 갈등유발자로 몰아세우면서 개인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까지도 입을 닫게 하고 있다.

잘 키운 시민사회단체는 지역사회의 윤활유 역할뿐 아니라 건강하게 할 수 있다. 최근 화순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주변에 건전한 시민사회단체가 없다는 것이 아쉽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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