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량지 다음이 없다

공태현 기자 | 기사입력 2017/04/17 [17: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세량지 다음이 없다

공태현 기자 | 입력 : 2017/04/17 [17:01]

산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화순읍 세량지는 사진 동호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최근엔 세량지의 몽환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출사객들이 세량지 제방을 가득 메운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다.

카메라를 든 수많은 출사객이 제방에 줄지어 빼곡히 들어선 모습은 세량지가 아니면 보기 힘든 모습이다. 산벚꽃이 날릴 때까지 1~2주일여간은 출사객들로 세량지는 들 섞인다.

고민해봐야 할 부문은 세량지 다음이다.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출사객이 세량지만 앵글에 담고 타 지역으로 미련 없이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화순군은 많은 예산을 들여 세량지를 찾는 출사객과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차장을 조성하고 축사를 사들여 관리사무소와 화장실을 설치하고 있다.

세량지를 찾는 출사객이 머무는 시간은 1시간여 남짓이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밤을 새우기도 하지만 셔터를 누르는 시간은 짧다. 해가 뜬 뒤엔 스스럼없이 자리를 옮긴다. 세량지는 동틀 녘이 사진 포인트로 꼽히기 때문이다.

출사객들이 세량지 다음으로 꼽는 장소는 나주 유채밭 등이다. 세량지에서 화순의 다른 지역이 아닌 타 지역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화순의 산천과 문화자원은 자부심을 내비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차고 넘친다. 우리의 문화관광자원이 차고 넘치는데도 세량지를 찾는 출사객은 미련없이 화순을 등지는 것은 고민해봐야 문제다. 화순이 지나치는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비단 세량지 뿐 아니다. 동구리 저수지 만연산 큰재 철쭉 단지 등엔 수많은 상춘객들이 찾는다. 이곳을 찾는 상춘객이 화순읍으로 유입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상춘객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거나 화순읍 시가지를 들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화순읍 시가지와 만연산 큰재 철쭉단지는 10여분이면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상춘객에겐 동떨어진 먼 지역일 뿐이다.

세량지처럼 철쭉단지 다음에 화순은 없다는 것이다.

화순적벽이 개방되면서 이서에 생기가 느껴진다. 적벽이 개방되기 전 이서면을 통 털어 1곳의 식당만이 영업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작은 규모지만 식당과 빵집 등이 들어서는 등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지난해 국화향연이 대박을 터뜨렸을 때 화순읍 식당마다 넘쳐나는 손님으로 웃음꽃을 피웠다고 한다. 국화향연이 지역특수를 이끌었던 셈이다.

화순군의 문화관광자원 활용은 여전히 아쉽다. 문화관광자원에 대한 개발위주의 정책에 치우치지 않은가 하는 걱정 때문이다. 하루에 백만이 온다 해도 지역주민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문화관광은 외면받기 십상이다. 지나치는 문화관광지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문화관광자원에 대한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자원을 활용한 머무는 관광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문화로 돈 버는 시대를 열기 위해선 문화자원에 대한 초점을 개발에서 문화를 팔고 활용하는 방안으로 시선을 옮길 필요가 있다. 세량지도 산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화순관련 사진 현상 공모전 등으로 출사객을 유혹하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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