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방방곡곡’-김민지 문화평론가의 책 이야기> ‘퇴근 후 2시간’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방방곡곡 | 기사입력 2023/01/20 [08:01]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퇴직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방방곡곡’-김민지 문화평론가의 책 이야기> ‘퇴근 후 2시간’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방방곡곡 | 입력 : 2023/01/20 [08:01]

  © 화순매일신문

퇴근이다. 두 사람이 있다. ㄱ씨는 스마트폰이 친구다. 특정한 목적 없이 검색이 취미다. ㄴ씨도 스마트폰이 친구다. 뚜렷한 목적을 향해 바삐 옮겨 다닌다. 자기 계발을 위해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서다. 겉으로 하는 것은 같지만 둘의 차이는 명확하다. 퇴근 후 있는 자리가 인생 이모작의 시작이다.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는 것부터 해보자.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좋아하는 일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것만으로도 시장에서 팔리도록 디자인하는 출발점이 된다. 아주 잘 팔리는 명품으로 만들어 보자.

 

자신만의 무기를 찾을 때다. 퇴근 후 2시간은 퇴직 후를 위한 적기(適期). 일을 그만두고 나서 시작하면 늦다. 우리가 범하는 잘못 중 하나가 퇴사 후 일을 찾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감이 떨어진다. 현직에 있을 때 시작하는 게 더 유리하다. 안전망이 있을 때라야 여유도 생긴다. 규칙적인 생활로 능률을 높여 업무시간에 일을 마친다. 철저한 시간 관리로 퇴근 후 시간을 확보한다.

 

퇴직을 위한 준비는 누군가가 정해주지 않는다. 회사생활과는 사뭇 다르다. 회사 인간은 집에서 상사처럼 행동하기 쉽다. 회사 인간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의 나를 잊어야 한다. 그러면 현재의 내가 보인다. 미래를 만나는 방법이다. 상실을 받아들이고 내려놓자. 부부간에도 서로 존중하고 삶을 공유해보자. 가족관계도 재점검해보자.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 의존하지 않도록 연습한다.

 

한 우물만 팠던 사람들은 새로 할 일을 찾기 힘들다. 퇴직 후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퇴직 전부터 특기를 만들며 준비해왔기에 가능했다. ‘퇴근 후 2시간을 알차게 보낸 사람들이다. 10년 후, 20년 후의 결과물을 위해 나를 돌아보자. 오늘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자. 업무 다이어리(일지)와 별개로 자기계발 내용을 적어가는 다이어리도 유용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일만 하느라 퇴직 후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어려웠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다. 미국의 마크 프리드먼은 은퇴 후 커리어 관리법으로 세 가지로 꼽고 있다. 자신이 축적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이용해 타 분야로 나가거나(커리어 리사이클링), 새로 시작하거나(커리어 체인지), 취미 활동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직업으로 확장 시키는 것(커리어 메이킹)이라고 한다.

 

공동 저술하였다. 저자 정기룡은 대전중부경찰서장으로 정년 퇴임한 후 미래현장 전략연구소를 설립하고 은퇴 설계와 행복한 노후에 대한 각종 강연과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저자 김동선은 2001년 한국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중 일본 연수를 떠나 노인복지정책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전문가다.

 

책은 소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김장수 씨는 퇴근 후 무엇을 하였나, 2부 김장수 씨는 퇴직 후 무엇을 하였나, 3부 최 부장은 어떻게 퇴직 후 재취업에 성공했나, 4부 김장수 씨는 이후 1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김장수 씨와 최 부장 이야기가 퇴직 이후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배, 좋은 코치로 다가갈 것이다.

 

필자 주변에 인생 이모작을 잘 가꾸고 있는 분이 있다. 화순의 먹거리를 전수하고 널리 알리는 데 힘쓰는 정효화씨. 인자한 미소와 손끝의 솜씨가 일품이다. 요리 명인이기도 하다. 화순농업기술센터에서 다년간 강의 중이다.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며 밤길을 멀다 하지 않는다. 전북 고창까지 2년 동안 다도를 배우러 다니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를 위해 남겨두자. 열정과 행복으로 채워보자. 퇴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퇴근은 일상으로 출근이다. 퇴직은 인생 이모작의 시작이다. 퇴근 후 보내는 시간과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진심으로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일, 가슴 설레는 일에 퇴근 후 2시간을 투자해보자. 관심이 있으면 화순 열린 도서관 종합자료실 서가를 이용해보기 바란다.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서평은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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