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이 빚어낸 빛 애틋한 그리움을 허공에 뿌려내는 손끝은 이내 비수(匕首) 되어 삶의 단면을 베어낸다 한 마리 학이 되어 고고하게 춤을 추다가 염원을 매달고 세상을 휘감아 솟구치는 황홀함의 장막
젖은 속눈썹은 다하지 못한 마음이 녹아든 간절함 숨조차 쉴 수 없이 가득 찬 달은 가슴을 토닥토닥여주고 저만치 비켜서서 숨죽여 지켜보던 바람은 여민 가슴으로 파고든다
장엄한 몸짓에 이미 심장은 멎어버렸다 어찌 빈 가슴으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으라 감히 다른 색을 덧칠할 수 있으라 멈춰진 완성작인 것을 이미 짙게 물들어 버린 채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호흡을 가다듬으며 작은 불씨 하나 피워낸다.
두 손 모아 빌고 또 빌어보는 간절함으로 바라보는 불빛은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순간 머무는 것들, 그리고 내게 다가올 미래의 불안마저도 태움으로써 소원한다.
울 어머니가 그랬듯이 나도 두 손 모아 정성을 담아보는 것이다.
덕담도 주고받고, 소원도 빌어보는 불빛이 숨어들면, 가슴에 작은 불씨 하나 담아 꾸욱꾸욱 다독인다.
오늘도 내일도 꺼지지 않기를!.
박현옥 시인/수필가 <저작권자 ⓒ 화순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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