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유통 파산 만만찮은 숙제 남겼다

성난 민심에 진심어린 사과
주주 피해최소화 방안 강구해야

화순매일신문 | 기사입력 2017/03/05 [19:09]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순유통 파산 만만찮은 숙제 남겼다

성난 민심에 진심어린 사과
주주 피해최소화 방안 강구해야

화순매일신문 | 입력 : 2017/03/05 [19:09]

돈 버는 농업을 표방하며 농민 등 주주 4,800여명으로 지난 2009년 설립된 화순유통이 8년여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지난해 12월 1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파산신청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 원안 의결된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3일 화순유통이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사실상 법원의 파산결정만 남겨 둔 셈이다.

법원은 화순유통의 채권채무를 파악 채권보다 채무가 많을 때 최종적으로 파산을 결정한다. 그렇게 되면 화순유통 주식은 종이조각으로 남게된다. 주주들은 행정기관의 돈버는 농업을 실현한다는 달콤한 유혹에 매입한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되는 것.

파산선고까지도 그리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면 마무리 될 것이라는게 화순유통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순유통은 ‘돈버는 농업이’란 장밋빛 청사진을 내걸고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한번 내지 못하고 파산까지 한달음에 내딛은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09년 3월 27일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2011년 2월 조곡사기사건에 휘말려 내리막길을 걷기 까지 2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민들의 소득과는 상관없이 일부 부도덕한(?) 인사들의 배를 불리지는 않았나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그만큼 파산에 이르는 과정이 의문덩어리(?)이다.

표면적으론 조곡 사기사건이 화순유통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출발점으로 비쳐지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내부 시스템의 붕괴가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였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안일한 기업운영과 관리감독 부실 등 총체적 부실이 화순유통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내부시스템 붕괴는 화순군의 그동안 감사와 관련인사들의 공판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들어났다.

화순에 이렇다 할 대규모 특산품이 없는 것을 감안했을 때 화순유통 설립은 국비지원이라는 유혹에 빠져 무리하게 추진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무엇보다 주주총회에서 파산이 결정되기 까지 무수하게 생산된 갈등은 지역을 두 동강 내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지역 정치권도 화순유통을 둘러싼 추가증자, 특위구성 등을 놓고 찬반으로 나눠져 양분되거나 쪼개지며 갈등을 키웠다.

화순유통의 파산은 화순군에겐 만만찮은 숙제를 남겨놓았다.

화순군이 화순유통 설립과정에 행정력을 동원해 읍면별 주식 배당 등 반강제로 주주를 모집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불신뿐 아니라 화순군도그동안 쌓아놓은 신뢰에 적잖은 생채기를 낸 셈이다. 주주들로 구성된 화순유통비상대책위원회도 화순군을 상대로 민사소송 등의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화순유통은 꼼꼼한 검토 없이 선택한 정책과 부실한 관리감독이 불러온 ‘인재’ 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파산이 결정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도 화순군으로선 또 다른 시작점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화순군은 행정력을 동원한 주주 모집 등의 비난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롭기 위해선 주주와 군민 등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진심어린 사과와 주주들의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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